성찬식 에피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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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민목사 댓글 0건 조회 6,433회 작성일 16-05-26 15:44본문
지난 주일에는 제가 섬기는 교회에서 성찬식이 있었습니다. 예배를 마치고 났을 때 안내를 맡으셨던 한 집사님께서 저에게 이런 말씀을 하시는 겁니다. “목사님! 지난번에 등록하신 성도님께 제가 제대로 말씀을 못 드려서 성찬 떡을 받을 때 들고 가셨어요. 제가 미리 안내를 못해서요. 어떻게 해요?” 아마도 새로 등록한 연로하신 성도님이 계셨는데, 성찬예식은 입교인이나 세례교인이 참여할 수 있다고 안내했음에도 불구하고 그 분이 성찬식때 나누는 떡을 집으셨던 것 같습니다. 이런 경우는 교회들마다 꽤 있을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그런 경우 말고도 성찬식과 관련된 많은 에피소드들이 있을 것입니다. 제가 어느 목사님 설교에서 들은 이야기인데 한 목사님이 성찬식 집례를 했는데 너무 긴장을 한 나머지 떡을 먼저 주어야 하는 것을 잔을 먼저 나눴답니다. 그런데 앞에 있는 학생이 목사님께 “목사님! 바뀌었어요. 떡 먼저 주셔야 돼요!” 예식을 집례하는 목사님께서 순서를 깜빡하신 것이지요. 그런데 잔은 이미 돌아갔습니다. 이걸 어떻게 합니까? 그래서 어쩔 줄 모르다가 목사님이 이렇게 대답을 하셨다고 합니다. “마찬가지야. 주는 대로 먹어!”
하긴 예수님 당시의 사람들도 성찬에 관한 주님의 말씀에 대해서 많은 오해를 했었습니다. 요한복음 6장을 보면 예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지요. “자의 살과 피를 먹어야 살 수 있다.”, “살아계신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시매 내가 아버지로 인하여 사는 것 같이 나를 먹는 그 사람도 나로 말미암아 살리라.”,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는 자는 영생을 가졌고 마지막 날에 내가 그를 다시 살리리라.” 그러니까 의심의 여지가 없이 예수님의 살과 피를 먹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예수님 주변에 있었던 유대인들이 주님의 의중은 생각하지 못한 채 “우리가 어떻게 예수의 살과 피를 먹을 수 있다는 말이냐? 우리가 식인종인가? 예수의 살을 뜯어먹고, 피를 마시게?”하는 오해를 했다는 것입니다.
이것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구약시대에 시행되었던 제사를 좀 더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구약시대에는 내 죄의 문제를 해결받기 위해서는 나 대신에 다른 생명이 죽어야 하는 제사를 드려야만 했습니다. 하나님께서 제도화하신 방법입니다. 다른 동물을 대신 잡아서 죽이고 피를 흘리게 함으로 내 생명이 보존될 수 있었던 것이지요. 주님은 인간의 죄를 속하기 위한 최후의, 그리고 완전한 방법으로 “이제는 내가 죽을 것이다. 너희는 나를 죽이고 내 살을 먹으라. 그리하면 영원히 살리라. 나는 생명의 떡이다.”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그것을 나의 믿음으로 고백할 수 있는 자에게는 영원한 속죄의 은총을 약속하신 것이 성찬의 능력이요 의미라고 할 수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성찬의 떡과 잔을 대할 때마다 부끄럽기 그지 없습니다. 내 자신의 부족함을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저 자격 없는 자임을 고백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나를 먹지 않는 자는 나와 아무 상관이 없느니라.”고 하신 예수님의 말씀에 순종하여 떨리는 손으로 주님의 살과 피를 상징하는 떡과 포도주를 받는 것입니다.
저는 어렸을 때부터 목사이셨던 아버지께서 성찬식을 준비하실 때에 옆에서 보좌했었는데요. 제가 입교하기 전에는 어린마음에 성찬식을 행할 때에 행하는 떡과 포도주가 무슨 맛일지가 제일 궁금했었습니다. 그런데, 성찬의 의미를 알고 난 후부터는 그 의미로 인하여 저절로 숙연해 지는 것이지요. “내가 십자가에 못 박혀야 마땅한 것인데.. 나의 죄와 허물로 인하여 우리 주님께서 십자가에 달리셨구나!”라는 생각 때문에 겸손해 집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얼마 남지 않은 오늘 하루를 보내면서 나의 죄와 허물로 인하여 십자가에서 살을 찢기시고, 피를 흘리셨던 주님을 조금만이라도 묵상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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